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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 서울은 끊임없이 건물을 짓고 허물기를 반복한다. 땅은 물질적이고 유한한 가능성이며, 그 위에 사면의 벽이 생긴다면 곧 누군가의 살아갈 자리를 마련하는 공간이 된다.  사람들이 머물던 오래된 건물은  한 가족의 역사가 있는 공간일 수도 있고,  여러 사람이 짧게 지나간 자리일 수도 있다. 공통점은 크고 작은 이야기들이 공간에 축적되어왔다는 것이다.  부서진 건물은 이야기의 마지막을 알리는 자리이자, 모든 사건의 현장이기도 하다. 그곳에서 화석과 같은 무언가를 발견하거나, 잊혀 온 세월의 지층을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을 기대한다.

 

<산책-도시 잔해물 수집> Performance Video, 07:55, HD, Sound, Loop, 2021

도시라는 거대한 유기체는 부산물들을 쏟아내고, 그 일련의 과정에서 부서진 파편들은 흩어진다. 매주 새벽, 작가는 본인의 자취방 근처 충현동과 북아현 2구역 일대를 걸으며, 거리에 흩어진 쓰레기들을 손에 잡힐만큼 '훔친다'. <산책-도시 잔해물 수집>은 곧 없어질지도 모르는 장소 혹은 매일 다니던 거리에 남겨진 기념품을 수집하고 새로운 홈타운을 모색한다.

산책 스케치
 3D 스캔 모델링들.

 

 잔해물은 다른 세계로 옮겨지기 위해 산산히 부서진다. 어딘가로 이주하기 위한 디바이스 내 잠재적 공간을 암흑의 Black space 라고 한다면, 데이터는 그 안을 유영하며 새로운 가능성을 고대한다. 

 <Data Debris> 디지털 사진 인화,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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